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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_마케팅

곰표 밀맥주로 알아보는 브랜드 마케팅의 중요성 (feat. 대한제분, 세븐브로이)

by 32chaeyeon 2023. 5. 15.

지난 2020년도 편의점CU와 세븐브로이, 대한제분이 3자 합작으로 기획한 수제 맥주인 '곰표밀맥주'가 대박을 터트린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출시된 이후 편의점 수제맥주 돌풍을 일으키고 일주일만에 30만개 완판 신화, 2주에는 최대 300만개씩 팔리더니 누적 판매갯수 6000만캔 가량이 판매되며, 편의점 오픈런 현상까지 생겨났습니다. 2021년 CU의 맥주 카테고리 매출 1위를 차지하고 현재까지도 '테라'와 1위 자리를 다투며 식지 않는 인기를 맛보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곰표 밀맥주를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정확히는 대한제분X세븐브로이XCU편의점 합작인 곰표 밀맥주를 볼 수 없습니다. 대한제분이 제조사를 바꿔 '제주맥주'와 손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 곰표의 연이은 콜라보레이션 흥행 역사

 

곰표 밀맥주의 성공여정에는 대한제분의 마케팅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대한제분은 밀가루 등의 곡물 제분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입니다. 대한 제분보다는 산하 브랜드인 '곰표'로 더 잘 알려진 이 기업은 국내 제분업체 중 두번째로 오래된 업력을 가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20~30대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낮았습니다. 대한제분이 고객리서치 기업 엠브레인에 의뢰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30대 소비자 중 단 20%만이 '밀가루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로 곰표를 답했다고 합니다.

 

미래 소비자들이 자사 브랜드를 소비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대한제분은 20~30대의 MZ세대를 타겟으로 잡고 콜라보레이션 마케팅 전략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MZ세대 소비자들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소비자들처럼 상품을 구매할 때 가격 대비 '성능'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가격 대비 '재미'를 중시하는 점입니다.

이를 토대로 곰표가 진행한 이벤트 중 기억에 남는 이벤트라하면 CGV와의 콜라보레이션을 꼽을 수 있습니다. 밀가루 시장에서는 경쟁을 하고 있는 CJ그룹의 CGV와의 콜라보레이션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이후로는 30대 이상 소비자를 겨냥하는 자사 카페 브랜드인 아티제 대신 20대를 타겟으로 하는 할리스와 콜라보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마케팅 시너지를 낼 수만 있다면 경쟁사도 불사하고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는 것입니다. 해당 이벤트는 20kg의 밀가루 포대에 CGV 팝콘을 가득 담아주는 이벤트였고 이는 하루에 100개만 한정으로 판매한다는 희소성을 가지고 밀가루처럼 흰 색상의 팝콘을 밀가루 포대에 담아주며 소비자에게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각인시킴으로써 MZ세대의 소비자의 구매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 큰 성공을 이루었습니다. 심지어는 이벤트가 종료된 후 CU편의점과 콜라보레이션하며 편의점 신상품으로 '곰표 팝콘'을 출시하기도 했다는 점을 본다면 이벤트의 성공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곰표의  연이은 콜라보레이션을 본 여러 기업들은 콜라보 제의를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곰표는 단순한 흥미 유발을 위한 브랜드와 손잡지 않았습니다. 자사 브랜드의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는 브랜드와의 콜라보만 진행했습니다. 이후 밀로 만든 밀맥주 '곰표 밀맥주'를 출시하고 쿠캣마켓과 함께 곰표 밀가루로 만든 밀떡으로 '곰표 떡볶이'를, 한강주조와 함께 밀 누룩 효모를 넣은 '표문 막걸리'를 제작함으로 밀가루 대표 회사에서 만든 밀가루 콜라보 제품들은 품질 또한 좋을 것이라는 인식까지 만들었습니다. 밀가루는 하얗다는 이미지를 넣어 스와니코코와 협업한 '곰표 밀가루 쿠션'에 클렌징폼과 핸드크림 치약까지 이르르며 원초적인 밀가루의 이미지를 넘어서 밀가루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추상적인 이미지까지 첨가하며 꾸준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습니다. 마직막으로 콜라보레이션보다 브랜드 자체에 주목하게 하기 위해 '곰표체'를 무료 폰트로 배포하면서 곰표 브랜드의 이미지를 완전히 굳혔습니다.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18694 /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8422277

 

 

 

 

: 대한제분 '곰표 밀맥주' 시즌2

 

대한제분은 3년만에 곰표 밀맥주의 제조사를 변경한다 밝혔고 여러 수제 맥주 업체가 도전하였으며, 최종적으로 제 2의 곰표 밀맥주 제조업체는 기존의 '세븐브로이'가 아닌 '제주맥주'였습니다. '제주위트에일'로 알려진 '제주맥주'는 국내 수제맥주 1위 업체로, 2021년도에 업계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기도 한 기업입니다. 대한제분 측에서는 곰표 밀맥주가 소비자의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이를 돌려주고자 고객들이 더 새롭고 다양한 맛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새로운 협력사와 손을 잡은 것이라 말했지만 자연스레 계약이 연장될 것이라 생각했던 '세븐브로이'는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고 하네요.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305091618g

 

 

 

 

: 세븐브로이 '대표 밀맥주'의 새로운 도약

 

세븐브로이는 기존에 콜라보레이션했던 명성을 이어나가기 위해 곰표 밀맥주와 내용물은 동일하되, 패키지만 변경하여 '대표 밀맥주'를 선보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맥주의 이름과 패키지의 캐릭터, 색상 등으로 대한제분은 유사성을 문제 삼았습니다. 대한제분 측은 "곰표 브랜드의 고유한 디자인을 유사하게 활용할 경우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여 법적으로 문제될 수 있으며 이는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행위"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사실상 상표권과 부정경쟁방지법 등 법적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소비자가 헷갈릴 수 있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세븐브로이의 입장은 안타깝지만 일반인이 보기에도 너무나 유사해보이는 디자인은 도의적으로 좋아보이진 않는 것 같습니다. 대한제분의 반박에 세븐브로이는 곰표 밀맥주 시즌2를 대항하는 모양세로 제품 캐릭터를 호랑이로 변경하고 기존에 출시되었던 것보다 밀 향을 강조, 새로운 열대과일로 맛을 더하는 등 업그레이드 시켰습니다. 또한, 창립 20년을 기념하며 선착순 1,000명에게 시음 기회를 제공하는 팝업스토어도 열 예정이라고 합니다. 과연 세븐브로이는 곰표 없이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까요?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3041216510001589

 

 

 

 

: 곰표 밀맥주, 성공 비결은 정말 맛 때문?

 

대한제분은 곰표 밀맥주가 흥행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상표권에 있다고 보지만 세븐브로이는 소비자가 결국 제품의 본질인 맛을 쫓을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븐브로이 관계자는 "편의점 협업 상품에 대한 관심은 1년이 채 못가기 마련인데, 곰표 밀맥주가 3년간 꾸준히 사랑받았다는 건 결국 맛이 좋았다는 뜻"이라며 "기존의 품질을 그대로 살리면 수요는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곰표 밀 맥주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인터뷰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은행원 허모씨(32·여)는 "주변에 곰표 밀맥주 마셨다는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맛은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톡 쏘는 맛이 강한 라거 맥주를 선호해 내 입맛에 맞을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못 마셔보면 유행에 뒤떨어지는 사람 같아 퇴근길에 편의점 들를 때마다 곰표 밀맥주가 있는지 찾아본다"고 덧붙였다.

출처 : 한국경제(https://www.hankyung.com)
대학원생 박완희 씨(29)는 곰표 밀맥주 8캔을 사다 냉장고에 넣어뒀다고 했다. 그는 "어느날 편의점에 가니 곰표 밀맥주가 잔뜩 있어 여러 캔 구매했다. 구하기 힘들다고 하니 '이때다' 하고 대량 구매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출처 : 한국경제(https://www.hankyung.com)
박 씨는 "곰표 밀맥주는 '희귀템'이란 인식이 있어 소장 욕구를 부르는 것 같다. 기숙사 냉장고에 곰표 밀맥주를 가득 넣어놓은 모습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렸다"고 귀띔했다.

출처 : 한국경제(https://www.hankyung.com)
50대 남성은 “맛도 물론 좋았지만 곰표 디자인이 정감 가서 더 좋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과일향이 생각보다 강해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평가도 내놨다.

출처 : 시사위크(http://www.sisaweek.com)

 

이처럼 소비자들은 제품의 품질과는 별개로 유행을 따라가는 행위 자체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곰표 밀맥주는 레트로 열풍을 대표하는 제품인 데다 인기가 많아 구하기 어려운 제품이란 인식이 생겼다"면서 "맥주의 맛과 향을 통해 만족감을 느끼기보다 희소성 있는 제품을 구하며 일종의 재미를 추구하는 '가치소비'를 하는 것"이라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 곰표냐, 대표냐. 제 생각은요...

 

저는 곰표 밀맥주의 성공 비법을 3가지로 분류하고 싶습니다.

 

1. 완벽한 타이밍
2. 제품의 희소성
3. 탄탄한 브랜드

 

곰표가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으로 MZ세대를 겨냥하려고 할 때즘, 타이밍 좋게 2018년도는 레트로 열풍이 일고 있었습니다. 'OO표'라는 복고적인 네이밍과 단순하고 투박한 곰표의 디자인, 간단하지만 확실한 캐릭터와 컨셉으로 곰표는 레트로 열풍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습니다. 곰표가 시도하고자 했던 레트로 브랜드 컨셉과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은 특별한 것을 찾아 '인증'하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유행에 따라가기 바쁜 MZ세대의 니즈와 잘 맞았던 것입니다. 또한, 곰표 밀맥주는 CU라는 한정된 편의점과의 계약으로 다른 편의점에서는 찾을 수 없었고 수제 맥주라는 특성으로 인해 공정상 많은 물량을 한 번에 생산할 수 없었기에 그 희소성이 한정제품은 아니었지만 의도치 않은 품귀현상까지 만들어냈습니다. 곰표 마케팅이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곰표 밀맥주의 물량 부족 현상은 희소성과 성취감을 추구하는 MZ세대의 마음을 끌어내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로 인해 편의점 오픈런 현상까지 생겨나게 되었죠. 마지막으로 곰표는 오래된 명성만큼이나 단단한 브랜드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밀가루로 사랑받으며 갖춰진 밀가루에 대한 튼튼한 믿음과 오래된 기업에 대한 신뢰감, 브랜드를 대표하는 캐릭터와 상징적인 로고와 컬러까지. 콜라보레이션한 제품을 보았을 때 곰표 라는 브랜드를 떠올릴 수 있도록하는 많은 요소들을 충분히 지니고 있었습니다.

 

말씀드린 내용을 토대로 하였을 때, 현 시점에서 곰표 밀맥주와 대표 밀맥주 중에서 제 2의 곰표 밀맥주로 흥행을 거둘 수 있을 맥주는 과연 없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현재 소비자들은 곰표 밀맥주로 인해 시작된 '콜라보 맥주'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현재 너무나도 다양한 콜라보 수제 맥주가 등장하고 있는 추세이고, 이미 수제 맥주의 시장은 2~3년 전에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다시 예전만큼의 인기를 얻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수제맥주보다는 위스키나 와인, 하이볼 등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으며, '노재팬' 불매운동이 사그라들면서 등장한 일본으로 여행을 가야만 맛볼 수 있었던 아사히 맥주를 롯데 칠성과 일본의 생맥주 브랜드 아사히의 합작으로 한국에서도 맛볼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은 한국 콜라보 수제맥주 제품들보다는 일본과 콜라보한 생맥주로 쏠리고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 곰표 밀맥주 시즌 2와 대표 밀맥주가 등장한다고 한들, 앞서 말씀드린 경쟁 구도 간의 비교를 위한 단순 호기심으로 구매를 이어지는 것 외에는 큰 파장을 일으키지 못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특히나 맛보다는 유행으로써 흥행을 시작하고 브랜드의 레트로함과 독특한 컨셉으로 궁금증을 유발했던 곰표 밀맥주의 특성으로 흥했던 세븐브로이가 곰표라는 브랜드를 벗고 독자적인 맛으로써 일어설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개인적으로 곰표 브랜드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한 첫번째 패키지 디자인 컨셉이 굉장히 아쉽고, 곰표와 계약이 만료된 현 상황을 조금 더 반영하여 곰표에 얽매이지 않는 브랜드 이미지와 패키지로 곰표 밀맥주 시즌2를 대항하는 느낌을 전했다면 지금보다는 더 주목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참고사이트

http://wowhongik.hongik.ac.kr/news/articleView.html?idxno=531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106182238g

https://www.foodbank.co.kr/news/articleView.html?idxno=60226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18694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106182238g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3041216510001589

http://www.mediapen.com/news/view/810994

https://www.news1.kr/articles/?5010842

http://www.sisaweek.com/news/articleView.html?idxno=144016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105214995g

https://economist.co.kr/article/view/ecn202305120028

http://m.viva100.com/view.php?key=20230510010002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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