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기능 구현에 대한 제약이 많지 않다보니 사소한 기능이나 디테일들이 서비스의 깊이를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서비스의 활용도를 높여주는 기능들 중에서도 타이핑 인디케이터(Typing Indicator)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타이핑 인디케이터의 활용도는 어느정도이며 장점과 단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재밌게 읽어보시고 또,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타이핑 인디케이터(Typing Indicator)는 모르시는 분들이 아마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세계적으로 이용률이 높은 SNS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의 메신저,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기능이죠. 타이핑 인디케이터는 사용자가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입력하고 있을 때 나타나고 대부분 나열된 작은 원들이 거품처럼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을 가지고 있으며 대체적으로 소셜 미디어 서비스나 채팅 서비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채팅 서비스를 한번이라도 사용한 적이 있다면 타이핑 인디케이터를 접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타이핑 인디케이터가 최초로 만들어진건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즈 프로그램에서 였다고 하는데요, 현실에서의 대화 경험을 그대로 옮기로가자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합니다. 온라인에서 사용하는 채팅 서비스에서 대면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상호 작용을 느낄 수 있게 한다는 것은 사용자에게 굉장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타이핑 인디케이터는 사용자가 현재 입력 중임을 보여주고 채팅을 사용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즉각적인 피드백을 주어 서비스의 신뢰도를 높입니다. 또한, 실시간 채팅 기능을 사용하는 동시에 타이핑 인디케이터를 제공해 직접적인 반응을 주어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오늘날의 다양한 플랫폼에서의 채팅서비스는 타이핑 인디케이터의 기능을 끄고 켤 수 있는 기능까지 구현해내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사용자의 채팅 참여를 유지시키는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타이핑 인디케이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참여자들의 채팅 참여 현황을 알 수 있으니 쉽게 서비스를 종료하기 어렵게 되고 지속적인 참여가 이루어져 참여도를 높이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타이핑 인디케이터의 기능은 실시간 채팅의 강점을 부각시키고 채팅창 체류시간을 길게 하며 참여자와의 소통을 강화시킵니다. 상대방이 대화에 참여 중이라는 어포던스를 주면 친숙함을 이끌어 낼 수 있고 이를 통해 사용자가 채팅에 오래 참여하고 자연스럽게 서비스 자체를 장시간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예시로 인스타그램의 DM 외에도 iPhone의 iMessage, Android의 문자 메시지, 페이스북의 Messenger부터 여러 실시간 채팅상담 서비스에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혹시 활용되는 걸 보셨던 서비스가 있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해외에서는 원격 진료 채팅앱이나 차량 공유 앱, 배달앱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경험했던 서비스 중에는 고객 상담 서비스라고 볼 수 있는 CGV의 "상담톡" 서비스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의 사용자들보다 진행상황의 진척도를 빠르게 확인해보고 싶어하는 국내 사용자들의 특성상 "실시간" 채팅 상담이라고 해도 전화, 유선상담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실시간 채팅 상담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서비스들의 전화상담이나 고객센터 유선연결 권유의 빈도가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CGV의 "상담톡" 서비스는 간단한 인터렉션 경험이지만 타이핑 인디케이터를 통해 현재 상담사와 고객이 같은 공간에서 함께 소통하고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동시에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하여 사소하지만 매력적인 서비스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타이핑 인디케이터가 좋은 효과만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닙니다. 2014년도 뉴욕타임즈는 타이핑 인디케이터가 주는 심리적 불안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채팅 서비스를 통해 중요한 대화를 하고 있을 때 상대방쪽에서 타이핑 인디케이터가 나왔다가 다시 사라졌다고 예를 들어봅시다. 그때 당사자는 상대방이 어떤 대답을 하려고 하는구나 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답이 오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처음엔 그 역시도 뭔가 많은 양의 대답을 적고 있거나 생각하는 시간이 오래걸린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때 돌아온 대답이 너무나 간단하고 짧은 대답일 경우 대답을 기다리며 불안했던 감정과 주기적으로 채팅방을 들여다봤던 시간이 낭비한 시간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상황으로 늦더라도 답이 온다면 다행이지만 타이핑 인디케이터가 나왔다가 사라진 후 결국 답이 오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그때는 상대방이 메시지를 확인했지만 답을 하지 않고 무시했다고까지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대답을 입력하고 수정하며 말을 고칠 때 실제로는 어떠한 메시지도 전달하고 있지 않지만 타이핑 인디케이터는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며 너무 많은 피드백을 주고 있습니다. 이 동작은 간혹 오작동을 일으킬 때도 있어 더 불편합니다. 추가적으로 아직은 읽고 싶지 않은 텍스트도 잘못 눌러서 읽었을 때, 상대방이 접속해 있다면 읽었다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타이핑 인디케이터에 대해 어떤 관점이 옳은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앱 체류 기간을 늘리기 위한 디자인이 사용자에게 불쾌한 경험을 전달하고있지는 않은지 고민해 봐야하지 않을까하는 자극을 주는 토픽인것 같습니다. 무조건적으로 좋은 점만을 보고 도입하여 사용하기 보다는 서비스의 특성이나 서비스 사용자들의 니즈에 맞게 활용된다면(예시 : CGV의 "상담톡"..) 분명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 경험을 줄 수 있는 기능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참고사이트
https://www.pubnub.com/guides/how-a-typing-indicator-enables-chat-engagement/
https://www.nytimes.com/2014/08/31/fashion/texting-anxiety-caused-by-little-bubbles.html
https://medium.com/@maryack/are-we-dating-and-other-confusions-created-by-texting-7a577b730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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