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를 위한 무신사의 맞춤형 사용자 경험 (feat. 무신사 스타일판)
무신사는 올해 4월에 자체 모바일 커뮤니티인 '패션톡' 서비스를 론칭했습니다. 커뮤니티 기능으로 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사용자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하네요. 무신사 서비스는 요즘 MZ세대들이 패션 스타일을 보고 공유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앱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유저 커뮤니티를 이번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 중심으로 확대 개편하며 해당 회원들의 락인 효과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무신사가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를 패션 마니아를 위한 풍부한 콘텐츠와 커뮤니티 기능 덕분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스타일에 관심 있는 회원들은 왜 패션 커뮤니티를 사용할까요? 이는 패션 서비스를 사용하는 유저들이 트렌디한 패션 스타일을 추천받고 싶어 하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새로운 패션 스타일을 알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유저들은 자신보다 패션 지식이 깊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스타일을 추천받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트렌디한 상품을 구매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무신사는 이번에 무신사의 주된 스타일 추천영역이었던 '스타일 판'을 개편했습니다. 사용자에게 더욱 초점을 맞추고 개개인을 위한 새로운 스타일을 제공하기 위해 사용자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개선한 모습이 돋보입니다. 개편된 스타일 판의 UIUX 구조를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 기존 무신사 스타일판의 모습
기존의 무신사 스타일 판은 기존 고객층을 위한 UIUX를 유지하다 보니 개인화보다는 정보전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아래의 이미지에서 보실 수 있다시피 노출되고 있는 콘텐츠 대부분은 사용자가 직접 선택한 분류 기준을 토대로 정보가 노출되고 있으며, 어떤 기준을 통해 콘텐츠가 노출되는지 알기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투데이룩'과 같은 영역은 어떤 퍼소나가 어떤 상황에서 코디하는 룩인지에 대한 설명이 조금은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스타일 판에서의 나름의 기준이 있겠지만 전체 사용자를 기반으로 관심 있어할 만한 콘텐츠와 상품들을 무신사 측에서 '예상'하여 노출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무신사는 약 1,300만 명의 회원 수를 가진 패션 쇼핑 플랫폼으로 10대부터 20대를 메인으로 하며 그 외에도 다양한 연령층이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이런 서비스에서 전체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로 추천 콘텐츠를 노출하는 것은 다소 비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추천 정보가 뾰족하지 못하고 다양한 카테고리로 넓게 분포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체계적인 알고리즘과 완벽한 사용자 기반의 추천 콘텐츠 서비스들이 많이 늘고 있습니다. 나만을 위한 추천 콘텐츠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사용자들은 이제 깊은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 어떻게 달라졌을까?
기존과는 달리 리뉴얼된 스타일 판은 개인화, 맞춤, 추천이라는 키워드와 굉장히 어울리는 형태로 변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존의 스타일별 코디 영역에서 전부 노출하고 있던 키워드들은 사용자별 상품 구매 이력, 최근 본 상품/스타일, 장바구니 상품 카테고리, 좋아요 한 브랜드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몇 가지 영역으로 나뉘어 사용자별로 새롭게 노출되고 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영역을 몇 가지 골라서 순서대로 소개하고 분석해 보겠습니다.
스타일 판의 가장 상단은 사용자의 닉네임을 넣은 문구로 변경되어 한 사람을 위한 스타일 추천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문구 하단으로 노출되는 키워드 또한 모든 키워드를 노출하는 것이 아닌 사용자 기반의 맞춤 키워드만을 노출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좋았던 부분은 기존에 너무 많은 양의 정보와 스타일을 제공하려다 보니 사용자의 집중도를 떨어뜨리던 세로 형태의 UI가 가로 스크롤 형식으로 변경되었다는 점입니다. 내가 관심 있게 보고 싶은 정보만 짧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해당 영역에서 상품 컷이 GIF로 노출되는 키워드 카테고리가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이미지를 GIF로 노출하지 않음으로써 움직이는 이미지가 있음에도 정돈된 느낌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길지 않은 GIF 이미지가 간단한 움직임을 반복하며 영역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사용자에게 눈이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나이대와 성별 등의 기본 데이터를 활용하여 맞춤 인기 스타일을 제공하고, 현재 인기 TPO 키워드를 기반으로 상황에 따른 코디 스타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나와 비슷한 사용자들은 어떤 스타일에 관심이 있는지, 사용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어떤 스타일을 매치할 수 있는지 맞춤 추천을 기반으로 제공받고, 또 한 번 원하는 정보를 분류하여 확인할 수 있어 편리했습니다. UI 스타일 또한 상단에서 사용했던 타이틀+키워드+가로 스크롤 스타일을 조금씩 응용하거나 변경하여 사용함으로써 한 카테고리 내에서 사용자에게 너무 많은 UX를 제공하지 않아 혼란을 주지 않고 일관된 느낌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기존보다 훨씬 명확해진 추천 영역을 볼 수 있습니다. 최근 구매했던, 좋아요 했던, 추천했던 등 사용자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상품들을 기반으로 상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번 리뉴얼된 모습에서는 사용자의 어떤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을 추천해주고 있는지 해당 상품에 대한 정보까지 함께 노출하다 보니 사용자 입장에서도 추천된 상품과 더욱 밀접한 관계를 이루기 쉬운 것 같습니다. 당연하게도 추천된 상품에 대한 사용자의 클릭률과 구매 욕구는 자연스럽게 상승하겠죠.
: 이번 개편, 이건 좀 아쉽다?
스타일 판의 각 영역 우측 상단의 화살표 아이콘을 클릭하면 "스타일 모아보기"라는 페이지로 이동하게 되는데, 각 영역의 스타일을 한 페이지로 모아 세로 스크롤 형태로 볼 수 있는 구조입니다. 해당 페이지는 상단의 필터를 통해 원하는 대로 스타일을 분류해 볼 수 있고 맞춤 스타일을 연속적으로 계속 탐색할 수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아 보입니다.
한 번에 한 가지 카테고리의 스타일만 필터링하여 검색할 수 있는 방식을 기본으로 하나, 스타일 판 목록에서 키워드를 선택한 상태로 스타일 모아보기 페이지에 들어왔을 때는 같은 카테고리가 아닌 어떤 카테고리의 키워드도 선택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해당 영역을 주기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같은 카테고리일 때만 필터링할 수 있는지, 다른 카테고리일 경우에도 함께 필터링할 수 있는지 헷갈리게 느껴지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이 점 유의하시고 해당 영역을 둘러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앞서 말씀드린 내용을 종합해 보면 구조가 확실히 사용자 친화적으로 바뀐 것은 알겠지만 이쯤에서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무신사는 패션 쇼핑 앱 1순위를 달리고 있는 현시점에서 스타일판의 구조를 왜 개선한 것일까요?
: 개인화 서비스의 확장
MZ세대는 자신의 가치관과 취향에 따른 적극적인 소비를 추구합니다. 이러한 행동 패턴으로 인해 '디깅 소비'라는 말도 탄생했죠. 자기 자신만의 독특한 취향을 지향하는 고객들의 니즈에 맞게 다양한 기업들이 커스터마이징 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스포티파이와 같은 개인 맞춤형 큐레이션에 뛰어난 맞춤형 서비스들의 상승세라는 점은 모두 잘 알고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시네 매치(넷플릭스의 대표적인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를 통해 개인화된 콘텐츠를 큐레이션 했을 때 약 80%의 사용자가 추천된 콘텐츠를 택했고 이는 넷플릭스 전체 매출 발생의 60% 증가에 기여했을 정도라고 하니 서비스의 성장 면에서도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도 그 효과는 대단합니다.
오픈서베이의 [MZ세대 패션 앱 트렌드 리포트 2023] 자료에 따르면, TOP3 패션 쇼핑 앱이라고 볼 수 있는 무신사, 지그재그, 에이블리는 2년 연속으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 외 다른 앱들의 경쟁은 작년보다 훨씬 치열해졌지만, TOP3의 패션 쇼핑 앱들을 뛰어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또한, 2022년도 패션 쇼핑 앱 순위 1위에 있던 무신사는 2023년도에도 마찬가지로 그 자리를 지키며 각각 2, 3순위를 차지한 앱들과 약 2배 정도 차이 나는 비율로 1순위에 오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MZ세대가 가장 사랑하는 쇼핑몰이 무신사라는 점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무신사는 트렌디한 상품들과 다양한 상품 리뷰 등으로 사용자에게 높은 만족도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무신사도 부정적인 의견이 있기 마련입니다. 아래 자료를 확인해 보면 상품의 비싼 가격, 적은 상품 리뷰, 적은 혜택 등의 몇 가지 불만족 의견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지출 비용이 상위 10% 안에 들 정도로 해당 쇼핑몰에 큰 비용을 지출하고 있으면서 비싼 가격이 불만이라는 점은 이해하기 어려운 의견입니다. 또한, 무신사 앱을 사용하는 큰 이유를 차지하는 의견 중 하나는 상품 리뷰가 많고 다양하다는 점인데, 사용자들을 다양하고 많은 상품 리뷰로 인해 무신사 앱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면서 상품 리뷰가 적어 불만족스럽다는 의견도 동시에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견 또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불만 사항은 한 가지입니다. 사용자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키는 큐레이션 된 상품이 부족하다는 의견입니다. 이 한 가지의 의견은 무신사의 쇼핑 경험에 대한 더 많은 범위의 불만족 의견까지도 불러일으키며, 사이트 방문율과 강점으로 작용했던 점들까지도 만족스럽지 못하게 느껴지도록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점과 불만 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방향 중 한 가지로 스타일 판의 구조를 개편하였을 것이라고 예상해 봅니다.
해당 개편 이후 스타일 판의 3주간 지표 변화는 유저 1명당 페이지 조회수가 30%가량 늘고, 통합 전환율도 30% 늘면서 스타일에서 각종 콘텐츠를 클릭하는 절댓값이 1.8배로 뛰게 되었다고 합니다. 무신사가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서비스가 나아갈 방향을 위해 사용자의 입장을 돌아보고, 보다 나은 사용자 경험을 꾸준히 제공한 덕분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 이 글은 무신사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 받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