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이 트위터에 대항하여 스레드 앱을 출시한 이유
인스타그램이 스레드라는 새로운 메시지 앱을 선보였습니다. 실시간 소식을 공유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스타그램과 또 다른 매력의 소통 공간이 될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요. 앱의 구동 방식이나 구조가 트위터와 비슷한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스레드와 트위터. 어떤 점이 다르고 앞으로 이 둘의 방향성은 어떻게 될까요?
: Threads를 소개합니다
인스타그램 관계자는 스레드가 자신의 생각을 텍스트로 자유롭게 공유하고, 관심 있는 친구와 크리에이터를 팔로우하며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전 세계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텍스트 중심의 새로운 공간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스레드는 한 게시물당 500자까지 지원하고 링크와 사진 업로드가 가능하며, 최대 5분 길이의 동영상까지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별도의 가입 절차가 없이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통해 간편하게 가입하고 로그인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사실 인스타그램은 스레드라는 앱을 기존에 출시한 전적이 있습니다. 본래는 '스냅챗'과의 경쟁을 위해 출시했던 앱이죠. 카메라 기반의 메시지 앱이라는 이름의 친한 친구들과의 더 가까운 소통을 위한 창구로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도에 호기롭던 시작과는 달리 2021년 12월 23일로 서비스를 종료하였습니다. 친한 친구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서비스는 이용자의 관심을 받지 못하자 모든 사람과 소통할 수 있도록 개편했지만, 그럼에도 이용자 유입에 어려움을 겪고 주류 메시지 앱으로 자리잡지 못했다고 합니다.(https://zdnet.co.kr/view/?no=20211118084316) 하지만 인스타그램은 서비스는 없애도 브랜드는 유지한 것으로 보입니다. 예전의 스레드라는 브랜드를 어느정도 살려 이번에 새로운 스타일의 스레드 앱을 제작했습니다.
https://about.instagram.com/ko-kr/blog/announcements/introducing-threads-app
아래의 이미지는 스레드 가입 절차입니다. 앱 설치 후 처음으로 등장하는 랜딩 페이지에서 인스타그램으로 로그인할 수 있는 버튼이 눈에 띕니다. 클릭하면 인스타그램의 프로필을 가져옵니다. 소개와 링크는 스레드에 맞춤으로 다시 설정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인스타그램의 정보를 그대로 가져올 수도 있네요. 인스타그램에서 했던 활동과 팔로우들을 동일하게 적용할 수도 있어 사용성이 높습니다. 차단목록까지 그대로 이전된다고 합니다. 또한,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이나 형태가 인스타그램과 동일하게 운영되기에 인스타그램 사용에 익숙한 사용자들에게 맞춤입니다.
이용자 유입에 대한 기존 경험 때문인지 확실히 가입에 대한 절차가 복잡하지 않고 인스타그램과 굉장히 밀접한 연동이 되어있는 듯 싶습니다. 인스타그램은 2023년도 1월 기준 월간 13억 이상의 활성 사용자(MAU)가 있는 서비스로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 4위를 차지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강점을 새로운 플랫폼 이용자 유입에 최대한으로 쏟은 것 같네요.
인스타그램은 스레드 출시 전 인스타그램 앱 속 작은 이스터에그를 숨겨두어 스레드에 대한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의 관심을 도모하기도 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의 돋보기 모양 검색창에 'thread' 혹은 'threads'를 검색하면 글자 왼쪽으로 작은 표모양 일러스트가 등장하며 클릭시, 화면이 전환되며 회전하는 초대장 모양의 카드가 등장합니다. 초대장에는 한국 시간으로 스레드의 공개 예정일과 시간, 사용자의 이름이 노출되며 상단에는 남은 시간도 타이머로 보여주도 있습니다. 초대장 하단의 'thread 다운로드'를 클릭하면 스레드 앱을 다운받을 수 있는 앱스토어로 넘어가며 사전 다운로드 형식처럼 출시일에 맞춰 다운로드를 예약해둘 수 있습니다. 나중에 앱이 출시되었을 때 자동으로 다운로드됩니다.
이러한 작은 이스터에그로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에게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하고 스레드 앱에 대한 직간접적 홍보를 진행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자주 사용하는 스토리를 통한 홍보보다도 사용자의 흥미를 더욱 유도할 수 있는 좋은 방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초대장의 다운로드 버튼이 사전 다운로드 링크와 연결되며 출시일에 맞춰 자동으로 다운로드가 되도록 하는 기능이 사소해보이지만 어쩐지 혁신적으로 느껴져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해당 이스터에그는 출시일 이후인 현재까지도 작동되며, 다운로드 버튼 클릭시 바로 다운받아볼 수 있는 앱스토어 링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kFbTsnGOWTQ?feature=share
하지만 어쩐지 스레드의 구조나 형태가 트위터와 굉장히 닮아있지 않나요? 벌써 이곳저곳에서 일론머스크에 대한 마크 저커버그의 도전장이라며 떠들고 있습니다. 텍스트를 통해 소통하는 SNS라는 점, 글자 수의 제한이나 간결한 인터페이스, 플로우 구조, 아이콘 등 유사한 점이 너무나 많습니다. 인스타그램은 트위터와 대적할 수도 있는 현 상황에서 왜 스레드를 출시한 것일까요?
[ 내용과 관련된 짤막한 이야기 ]
스레드는 유럽연합(EU)에서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난 5월부터 도입된 디지털시장법(DMA) 때문인데요, DMA는 광고에 대한 민감한 데이터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고, 기업이 광고 프로파일링을 위해 데이터를 결합하려면 명시적인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 스레드는 인스타그램과 동일하게 운영되기 때문에 여기서의 정보 공유가 DMA 위반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메타도 이를 인지하고 EU에서의 출시른 미룬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 지디넷코리아(https://zdnet.co.kr/)
: 현재 트위터의 상황
트위터의 현재 시장 상황을 알아보겠습니다. 트위터는 2022년도에 440억달러라는 거액에 일론머스크의 X Crop에 인수 합병되었습니다. 머스크는 2022년 6월 트위터 직원들과 회의에서 위챗을 극찬하며 X 앱은 소셜미디어, 메시징, 결제, 쇼핑, 차량 호출 등 휴대전화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결합한 위챗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위챗은 중국 기업 텐센트가 개발한 앱으로, 전 세계적으로 13억 명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PC가 아닌 휴대전화를 주로 사용하는 중국 내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한 필수 앱으로 손꼽힌다고 합니다.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지불 처리부터 화상통화, 기타 메시지 기능, 쇼핑, 엔터테인먼트 같은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인수 이후 트위터는 기존 트위터에서 없던 기능들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트윗 편집, 글자수 제한 4,000자 포스팅, 맞춤 트윗 등의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며 기존의 SNS 기능을 넘어서 종합 플랫폼, 슈퍼앱 개념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메세징, 음성채팅, 영상컨텐츠, 암호화폐 송금 등의 기능이 추가 되었으며 향후 챗봇, 간편결제, 예약, 데이팅, 구인구직, 차량 호출 등의 수단도 추가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 과연 좋은 선택이었나
합병 이후 일론 머스크의 이러한 횡보는 과연 트위터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아래의 몇가지 사례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1. 유료 서비스, 트위터 블루
2022년도 말 미국와 호주를 더불어 50개의 국가에서 한정으로 유료 구독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를 출시했고 현재는 2023년 3월을 기준으로 전 세계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블루는 매달 8달러를 내고 계정에 파란색 인증 배지를 받으며, 30분 내 게시물을 최대 5회까지 수정할 수 있도록 한 멤버십 서비스입니다. 일반 구독자와 기업, 정부기관에 따라 배지의 색상도 다릅니다. (순서대로 파란색, 금색, 회색) 구독자는 트위터의 280자 글자 수 제한을 뛰어 넘어 최대 4,000자까지 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트위터라는 서비스의 본질을 생각한다면 쉽게 내리기 어려운 결정입니다. 트위터는 글자수 제한 기능을 핵심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가지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그러한 점을 유료화된 구독 서비스를 통해 완화한다는 점은 납득이 잘 가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이러한 서비스의 기능을 악용한 사례도 나타났습니다. 버그를 사용하여 트위터를 조롱하는 듯한 모습의 35,000자 짜리 글이 업로드 된 것입니다. 트위터는 즉각 해당 계정을 정지시켰다고 합니다.
https://zdnet.co.kr/view/?no=20171108105403
또한, 배지라는 개념은 인스타그램에서도 사용하고 있는데요. 인스타그램의 경우, 실제로 공인이라는 점을 인증했을 때에만 배지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반적인 사용자는 얻을 수 없으며 공적인 사용자 또한 일련의 절차를 통해서만 배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배지에 대한 개념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통용적으로 이러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었는데요. 트위터는 이부분을 깬 것입니다. 실제로 베타 서비스를 몇개의 국가에서 한정 출시한 이후 실제 해당 인물이 아님에도 구독료를 지불하고 해당 인물인 듯 배지를 받은 사람들로 인해 잠시 트위터 블루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https://zdnet.co.kr/view/?no=20230324082235
2. 트위터 링크 기사 유료화
트위터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트위터 글에 링크된 기사를 클릭할 때마다 요금을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월 구독료를 내고 언론사를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는 트위터에서 읽고 싶은 기사가 있으면 건별로 돈을 낼 수 있고 언론사는 기사 건당 더 높은 금액을 책정할 수 있기 때문에 건당 유료화 정책이 언론사와 대중 모두에게 '윈윈'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29OI7IKGV5
어떻게 보면 좋은 서비스 정책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에 대해 벌써 '낚시성 기사'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영국 언론인은 사용자들이 유료 기사를 본다면 클릭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과거에도 언론사들은 기사를 건당 유료화로 변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사실 기사를 보는 많은 사용자들은 월간 구독을 선호했기 때문에 제대로 정착이 되지 않은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또한, 트위터라는 서비스 자체가 기사나 언론 콘텐츠를 중심으로 활성화되는 서비스는 아니기 때문에 트위터에서 이 계획을 실행한다는 것이 비효율적으로 보입니다.
3. 타 SNS 링크만 올려도 계정 정지
트위터가 경쟁 플랫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마스토돈 등의 소셜 미디어로 연결되는 링크를 올린 계정들을 정지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더 이상 특정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트위터를 통해 공짜로 홍보할 수 있게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소셜미디어를 홍보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계정과 콘텐츠를 제거하겠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해당 금지 규정을 1회 위반하면 해당 트윗 삭제와 계정 일시 정지 처분을 내리고, 중복 위반자는 계정을 영구 정지한다는 방침까지 내놓았습니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it/1072196.html
해당 사건에 대해 전 굉장히 회의적입니다. 비슷한 목적과 방향을 가진 여러 기업들이 경쟁하는 구도는 산업시장에서 너무도 당연한 절차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쟁 속에서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점들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일무의한 서비스보다는 경쟁사가 있는 서비스일 수록 더 많은 발전과 디벨롭을 요할 수 밖에 없을테니까요. 하지만 서로의 경쟁을 심하게 조장하고 경쟁 서비스를 비난하는 듯한 태도는 자신의 브랜드와 서비스 이미지에도 좋지 않은 성과일 것입니다.
[여담]
이러한 상황에서 머스크는 본인이 ‘트위터 대표직에서 물러날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투표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후 6시20분(한국시간 19일 오전 8시20분)에 시작돼 12시간 동안 이뤄졌습니다. 투표 시간이 8시간여 남은 현재 774만여 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절반이 넘는 57%가 대표직 사임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머스크는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면 언제 사임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한 트위터 사용자에게 보내는 답글에서 “후임자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또, "문제는 CEO를 찾는 것이 아니라 트위터를 살아있게 할 CEO를 찾는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합니다.
출처 : 지디넷코리아(https://zdnet.co.kr/)
4. 속도 제한
7월이 시작되고 트위터의 많은 사용자가 트위터를 접속하기 힘들정도로 로딩 속도가 느려졌다고 호소했습니다. 사태의 심각성으로 트위터 측은 합병 이후 AI 모델 구축을 위해 트위터 데이터를 스크랩하는 것이 플랫폼에 해를 끼치고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 일시적으로 서비스의 속도를 제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추후 개선이 되는 듯 보였으나 여전히 원활한 접속이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https://business.twitter.com/en/blog/update-on-twitters-limited-usage.html
이러한 상황에 대해 미리 이야기하지 않고 사용자들의 불만토로로 인해 해당 사실을 밝힌 것은 달갑지 않은 조치입니다. 서비스가 실시간으로 이용된다는 점은 트위터의 키포인트입니다. 전 세계의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간단한 텍스트의 정보를 공유하고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합니다. 그렇기에 시차 또한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하죠. 24시간 내내 서비스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서비스에서 로딩 속도 제한은 서비스 내 큰 파장으로 번질 수 밖에 없습니다. 트위터의 개선 방향성을 위한 새로운 시도는 좋지만 사용자들에게 미리 공유가 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 상황의 원인이 뭔지도 모른 채로 어리둥절했을 사용자들을 생각하면 이것은 사용자에 대한 기만적인 태도라고 밖에 보여지지 않습니다.
머스크는 실제로 트위터를 인수하자 마자 전체 직원 7500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3700명을 해고하며 칼바람을 일으켰습니다. 해고 사유는 하루에 400만 달러(약 56억6000만 원)가 넘는 적자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는 실수로 내보낸 직원들을 다시 붙잡고, 트위터 공식 홈페이지에서 대규모 공개 채용을 진행하는 등 혼란스러운 행보를 보여주었습니다.
출처 : 전자신문 etnews(https://www.etnews.com/)
: 다시 인스타그램의 스레드로 돌아와서..
앞의 이야기를 보고 나니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어쩐지 인스타그램이 트위터를 대항하여 스레드를 출시한 이유가 납득되기도 합니다. 메타는 예전부터 텍스트 기반의 SNS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공식 예상 출시일보다 하루 빨리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사실 스레드의 앱을 자세히 살펴보다보면 급한 출시로 인해서인지 몇가지 디자인적인 면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보이기도 합니다만 서비스 확장성면에서 확실히 좋은 시기에 앱을 출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패했던 경험을 바탕으로한 가입 솔루션도 좋아보이고요.
스레드의 디자인 컴포넌트 요소나 UX 경험 또한 트위터와 너무나 유사한 것으로 보아 슈퍼앱으로 도약하고자하는 트위터의 행보에 따라 합병 전 트위터가 가졌던 서비스의 방향성을 가져가보고자 하는 것이 아닐지 예상해봅니다. 트위터 서비스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을 호기심 하나로 충분히 끌어올 수 있을지 궁금하고, 또 어떠한 횡보를 통해 스레드로 트위터 사용자들을 유입시킬지 기대됩니다. 현재 스레드는 출시 2시간만에 가입자 수 200만명을 돌파하며 새로운 서비스의 성공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https://zdnet.co.kr/view/?no=20230706143437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