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을 기념하는 온라인 이벤트는 없을까? (feat. 토스)
지난 목요일이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이었습니다. 서울역쪽에서 근무하는 저는 장애인 시위를 보기도 했는데요. 4월 20일으로 지정된 장애인의 날은 대한민국의 기념일입니다.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높이기 귀해 제정한 날이라고 하네요. (개인적으로 재활도 재활이지만 장애인 인식 개선과 차별에 대응하는 방향성을 기념일의 의의로 두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ㅠ)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효성첨단소재, 대한항공, 마스턴투자운용 등 다양한 기업들이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사실 저번 게시물이었던 지구의 날에 비하면 장애인의 날에 대한 이벤트는 온라인이 다양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는데요. 하지만 토스의 장애인의 날 기념 방식이 눈에 띕니다.
: 2023년도 4월 장애인의 날이 더없이 특별해지는 이벤트
4월 20일에 토스 앱에 접속한 모습입니다. 토스의 로고 대신 장애인의 날 이벤트 그래픽 모션으로 대체되어 있네요. 최상단에 이벤트에 대한 배너도 보입니다. 배너의 "자세히 보기" 버튼 혹은 토스 로고 좌측의 그래픽을 클릭하면 이벤트를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토스는 올해 4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점자 카드"를 만드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4가지 종류의 글자를 점자로 써보며 카드를 만들어 장애인의 날을 기억하자는 취지이며, 이벤트는 4월 한달간 진행됩니다.
: 나만의 점자 카드를 인증해주세요!
추가적으로 토스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SNS 인증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만의 점자 카드를 만들고 토스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태그하여 스토리나 인스타그램 피드로 인증을 할 경우, 추첨을 통해 베어베터의 머그+드립백 세트를 선물한다고 합니다. 혹시 제 게시물들을 자주 보시는 분이라면 익숙한 브랜드일 수도 있는데 기억하시나요? 베어베터는 저번 "전시 관람" 카테고리의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2" 편에서 소개해드렸던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발달장애인의 지속가능한 고용을 위해 250명이 넘는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운영되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제과팀, 커피팀, 인쇄팀, 배송팀 등 발달장애 사원들의 특성에 맞게 다양하게 분야를 나누어 사업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SNS 이벤트 증정품 조차 장애인의 날의 의미가 숨겨져 있는 느낌이죠? 토스 팀의 디테일이 돋보입니다.
: 비장애인 버전으로 점자카드 만들기
먼저 꽃, 나비, 나무, 별 4가지의 단어 중 카드에 넣을 단어를 고릅니다. UX 라이팅에 특출난 토스답게 "카드를 다 만들면 숨겨진 메시지가 보여요" 라는 문구를 통해 카드를 끝까지 제작할 수 밖에 없게 만드네요. 첫번째 순서로 점자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보여줍니다. 다음으로 바로 사용자가 골랐던 글자를 점을 하나씩 누르면서 점자로 써보는 기능이 등장합니다. 점을 하나씩 클릭할 때마다 클릭한 점의 크기와 색이 변하고, 그 동시에 진동 햅틱이 나타나며 실제로 점자를 쓰고 있는 듯한 느낌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단어에 따른 상단 그래픽도 정말 귀엽습니다. 글자를 완성하고 나면 마음에 드는 색상으로 변경 또한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카드에 새길 이름이나 별명, 닉네임 등을 정하고 나면 점자 카드가 완성됩니다. 완성된 카드를 눌러 뒤집으면 카드 뒷장에 골랐던 단어와 연관된 숨겨진 메시지도 읽어볼 수 있습니다. 단어의 설명과 장애인의 날의 의미를 연결하여 함께 세상을 만들어가보자는 메시지가 정말 마음에 와닿네요.
: 토스가 만들어가는 금융 경험이 모두에게 가닿을 수 있길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카드를 완성하고 나면 본격적인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대한 설명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곧바로 이어지는 컨텐츠는 토스가 평등한 금융 경험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능들에 대해 어필합니다. 화면을 터치하면 텍스트를 읽어주는 스크린 리더 기능, 전화 음성 대신 화면에 글자를 표시해주는 보이는 ARS 기능, 앱 자체 내에서 글자의 크기를 변경할 수 있는 큰글씨 모드 기능, 저시력자와 색맹, 색약 사용자를 위한 다크모드 기능까지 다양한 기능들이 곳곳에 담겨 있습니다. 각각의 기능마다 설명하는 그래픽들을 통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소개 페이지를 훨씬 더 몰입감 있게 만들었습니다. 끝으로 토스의 바람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해당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여기까지도 굉장히 알차게 장애인의 날의 기념 취지를 밝힌 것처럼 보이지만 토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점자 카드 이벤트에 대한 의견을 남길 수 있도록 하였는데요, 다른 이벤트들보다도 "의견 남기기" 기능이 더 와닿는 이유는 장애인의 날 이벤트라는 특성과 잘 어우러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 비장애인을 위한 시각장애인용 화면?
이번 이벤트에서 제가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지금부터입니다. 앞의 설명을 자세히 보셨다면 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토스는 이번 이벤트 페이지를 비장애인만을 대상으로 제작하지 않았습니다. 아래의 이미지를 보시면 "시각장애인용 화면 보기" 버튼이 있는 걸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버튼을 클릭하면 시각장애인용 기능인 "보이스 오버" 라는 기능을 켜달라는 팝업이 등장합니다. 보이스 오버 기능을 키고 나면 "시각장애인용 화면으로 전환됐어요" 라는 토스트 얼럿이 노출됩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기능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기능을 페이지 내에 잘 보이도록 노출함으로써 시각장애인보다도 비장애인들의 시선을 끄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장애인의 날이라는 의미와 취지를 기념하려는 비장애인들은 이 기능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이벤트를 체험하면서 UX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 장애인 버전으로 점자카드 만들기
시각장애인용 화면은 비장애인용 화면과 확연한 차이를 드러냅니다. 기존의 비장애인용 화면에서의 사용자가 점자를 입력하면서 보았던 화려한 그래픽과 모션들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점자를 클릭하는 영역이 훨씬 확대되었고 관련 설명 또한, 굉장히 구체적입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도 자세한 설명글을 노출하여 보이스 오버 기능을 통해 보이지 않는 사용자도 페이지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완벽히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한 모습이 보입니다. 사용자가 해당 내용의 위치를 확인하고 클릭할 수 없기에 카드 뒷면에 숨겨진 메시지를 포함하여 모든 페이지 전환은 최하단의 "다음" 버튼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장애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건 무엇일까
완성된 카드와 그 설명을 확인하는 화면도 마찬가지입니다. 페이지 내의 영역 순서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동일하지만 토스에서 제공하고 있는 기능에 대한 설명에서 비장애인용 화면에서 보았던 그래픽들은 전부 빠져있습니다. 의견을 남길 수 있는 기능과 공유 기능 또한 동일합니다. 그럼에도 기존 화면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고 동일하게 이벤트를 모두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특성이 전혀 다른 두 종류의 사용자 유형이 차별없이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정말 대단합니다. 그럼에도 페이지의 디자인이나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지 않고 같은 스타일로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는 것 또한 인상적입니다. 토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 " 너는 장애인이잖아. 배려받아야지. 너를 위해 이런 걸 준비했어" 라고 이야기하는 순간부터 어떤 식으로든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경계를 더 선명하게 만드는 느낌이 있다. 굳이 숨길 필요는 없지만, 굳이 인식시킬 필요조차 없는 게 제일 좋지 않을까. ... 이런 구분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과 제품, 서비스가 점점 늘어나, 서로의 다름에 대한 차별도 조금 누그러뜨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모두를 위한 디자인, 유니버설디자인과 인클루시브 디자인이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이 시대에 토스가 보여준 모바일 접근성을 높인 이 이벤트가 더욱 사랑받길 바랍니다. 더불어 IT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장애인의 날에 기념을 위한 대외적인 오프라인 행사보다도 실질적인 개선에 도움이 될 온라인 기능 개선들과 관련 프로젝트들이 늘어나길 소망합니다.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참고사이트
https://blog.toss.im/article/tinyquestions-disability-4